명동과 회현역 사이에 위치한 레스케이프 호텔, 그리고 리셉션
레스케이프 호텔은 이름에서 풍겨 나오듯이 프랑스의 옛 느낌을 낸 컨셉추얼한 호텔이다. L'ESCAPE, 르르 르자로 시작하는 말~.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상당히 과감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감히 이곳을 투숙할 생각까지 하기는 두렵지만(콘셉트 장인에 압도됨), 카페가 아니라 호텔로 이런 컨셉을 잡았다는 건 상당히 도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텔 엘리베이터마저 프랑스 인척(?) 완벽한 컨셉 달인
엘리베이터에 타면 오래된 그림은 물론이고, 음성 안내마저 프랑스어가 먼저 나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실 이 호텔에 프랑스인 투숙객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프랑스 언어로 먼저 안내하는 게 웃긴다. (사실 이 호텔 근무자 중 불어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
아지트 삼고 싶은 LIBRARY가 있는 7층 리셉션 feat. 편안
7층에 리셉션 데스크에 이르면 바로 옆에 도서관(Library)이라 하는 공간이 있다. 책들이 사진 속에 많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 조형물이고 열람해볼 수 있는 책은 몇몇 잡지가 전부이긴 하다. 그만큼 컨셉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뜻이겠지. 아무튼 호텔 다른 공간보다도 여기가 정말 좋았던 것이, 조용하면서 대낮에도 커튼을 쳐두어서 무겁고 안락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체크인과 별개로 스타벅스에 들렀다 쉬러 온듯한 사람들도 몇몇 보였다. 너무 편안해서인지 리셉션이라는 사실을 잊고, 여기를 아지트로 정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셉션과 라이브러리 사이의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식당과 바가 있는 듯하다.
정용진의 콘셉트 과욕이 부른 결과물
앤티크가 다시 트렌드를 맞아서 레스케이프에도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겠다. 5 성도 아닌 4성급 호텔인 이곳이 과연 다시 부흥할 수 있을지. 아니면 코로나 이후 빨간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맞을 기회만 있을지. 아무도 모르겠지만. 너무 도전적인 공간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스타벅스 빼고는 그다지 성공한 게 없는 그러는 걸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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